사실 나는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아. 책은 그냥 내 책장을 가득 채워, 남에게 “나는 책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보여주는 허세용이었거든.
그래서 책을 잔뜩 사놓고는, 핸드폰으로 웹소설이나 웹툰이나 즐기지.
그러다 어느 순간, 나의 문해력이 초등학생 수준으로 떨어진 것 같은거야. 회사에서 보고서를 읽는데 너무 따분하고 어려운 거 있지.
그래서 직무 관련된 논문을 하나 찾아서 읽어봤어. 나는 사실 대기업에서 공학 관련 연구원으로 종사해.
그런데, 문해력이 딸려서 글을 읽기가 힘든거야. 아니 싫은거야.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
망했다.
아니, 개망했다.
지식을 섭렵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불분명해지고
양적으로는 조금 부족해보여도 자신의 주관적 이성을 통해 여러번 고찰한 결과라면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 (이은정 저,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중에서)
나는 내가 책을 안읽어도 괜찮을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더라고. 잡글만 읽어대니 문해력이 떨어지고, 내가 그 사실을 모를 정도로 요즘 핫한 ‘메타인지’까지 떨어진 거였지.
망했다 생각이 절로 나왔어.
아니 망했다 수준이 아니야.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한거지.
나는 진짜 다른 사람이 해놓은 것을 완벽히 이해한 후에, 우리꺼에 어떻게 적용해야할 지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하거든…

시급하고 중요한 건, 아이들이 아니라 우선 나
얼마 전, 김선미 님의 <십팔년 책육아>를 보면서 다짐했던 ”우리 아이들 책육아 성공해야지!“가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
일단 직장은 잘리진 말아야지.
그래서 시작한 것이 “닥치고 나나 책읽자!” 프로젝트야.
자청 님의 <역행자>를 먼저 봤었어. 거기서 궁금한 분야의 책을 5~10권 가량 읽어보면, 뭐가 중요한 지 알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먼저 시작한 것은 “어떻게 해야 책을 잘 읽을까?”에 대한 답을 먼저 얻는 것이었어.
서론이 길었지만, 나는 정말 심각한 상태거든.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독서노트부터 시작해보자 하고 찾던 중, 이은정 님의 <초등 독서 노트의 힘>이었어.
책을 잘 읽는 방법: 질문과 기록
한 번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래.
메모에 대한 효능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려왔어. 만유인력 법칙으로 유명한 아이작 뉴턴, 르네상스 시절 천재 화가이자 예술가이자 과학자 등등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창업자였던 빌게이츠 아저씨까지 기록을 중요시 여기고, 그들의 메모 또는 독서록은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고 해.
사실 이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책을 읽으며 나왔던 내 생각들을 하나로 엮어 모아두기 위함이지.
읽기, 때때로 쓰기의 습관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독서의 방식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미래가 바뀔 수 있음을 확신한다.
- 이정훈,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 (이은정,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중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모두 독서를 좋아했어.
물론 읽고, 쓴다고 해서 인생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아. 왜냐하면 최근 몇 년간 자기 계발 열풍이 불면서 독서 모임이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기진 않았거든. 하지만, 그럼에도 내 직장을 잃지 않도록, 오히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큰 힘이 되어줄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
창의력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아는 것을 풍부하게 재배열하는데서 나온다.
- 마이클 미칼코,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생각법> (이은정,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중에서)
창조라는 것은 그냥 여러 가지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창조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제로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뭔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이은정, <초등 독서 노트의 힘> 중에서)
책을 잘 읽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역행자> 자청 님, <거인의 노트> 김익한 교수님을 비롯 최근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인 <세바시> 등에 나오는 여러 강연자분들을 통해 알 수 있었지.
핵심 독서법
책을 읽으며 질문과 기록을 한다는 것은 결국 독서 노트를 쓰는 거지.
저자는 독서노트를 쓸 때 일정한 양식과 체계를 이용한다면, 과거 작성했던 글들을 보아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해.
<초등 독서 노트의 힘>에서 제안하는 독서법을 내가 이해한대로 적으면 다음과 같아.
- 수시로 질문해라
- 플래그로 표시하고, 메모는 포스트잇을 사용해라 (도서관에서 빌린 경우, 구매한 책인 경우는 플래그 + 여백에 글씨 쓰기도 무방)
- 인용 글귀와 그에 대한 생각을 쓰라
- 핵심 문장과 키워드를 찾아라
- 내 삶에 어떻게 실천할 지 생각하라
질문하는 법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면, 책을 빌려서 “KEY PRINT”라는 부분을 읽거나 아니면 비밀댓글로 이메일 주소와 함께 남겨주길 바라.
책과 거의 유사하지만 나만의 KEY PRINT를 작성하고 있으니 그거라도 보내줄 수 있으니 말이야.
독서노트는 위 활동들을 진행하며 적었던 것들을 정리하면 완성되는 것이야.
특히 중요한 것은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지, 또 다른 영역에다가 적용할 부분은 없는지 고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어 (이 부분은 마에다 유지의 <메모의 마법>에서 일반화와 전용 부분에 해당해).
부록. 우리 아이 책읽기 으쌰으쌰 하기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권유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야. 두 아이의 엄마이자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작가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독서노트를 쓰게 할 까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
그 중에서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것은 3가지 정도인 듯 해.
- 과정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 독서의 유용성을 알려주기
- 독서 관련 명언을 활용하기
개인적으로는 1번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이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 싶기는 해. 아이들에게 백날 천날 콜라를 먹으면 몸에 안좋다고 이야기해도 아이들은 마실 거니깐. 다만 나는 다른 부분에 보다 집중이 되었어.
유대인들의 전통 학습법인 “하브루타” 방식을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을 말이야.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진행한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브루타”와 관련된 서적이 많이 나와있는 것 같아.
독서법 관련 프로젝트가 끝나면, 육아 관련되서 읽을 예정인데 꼭 하브루타에 대해서도 읽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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