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생각

[단편에세이] 육아가 힘든 것은 당신의 탓이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반응 육아를 하라고 하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부모가 본보기를 보이라고 하네?
왜 이렇게 육아서들은, 아이의 XX를 위해, 부모가 XX를 해야한다고만 이야기할까?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집어든 육아서들은 어느 순간 나를 죄인으로 만들어. 
어느 순간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상처를 주고, 불안정한 아이로 만드는 그런 부모로 만들어. 
 

아이를 위해 정보를 찾아 헤매는 우리들은, 언제나 잘하고 있는거야.

요즘 육아가 힘든 것은 우리의 탓이 아니래.
요즘 육아가 힘든 것은 당신의 탓이 아니래. 
최선을 다하는 우리는, 죄책감을 얻으면서도 여러 육아책들을 탐닉하는 우리들은 언제나 잘하고 있는 거래. 
 
육아는 원래 힘든거래. 
당신의 체력이 부족할 수 있지, 하지만 그건 잘못이 아니래.
당신의 정신력이 부족할 수 있지, 하지만 그건 잘못이 아니래.
인내심이 때론 없을 수 있어, 하지만 그건 잘못이 아니래.
당신의 모성애가 없나 의심할 수 있어, 하지만 아닌 거 알잖아.
 
육아는 원래 힘든 거라 그렇대.
당신이 잘못하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는거 꼭 명심하길 바라.
 

집단생활에서 핵가족 중심으로, 공동 육아가 독박 육아로

니콜라 슈미트의 <형제 자매는 한 팀>을 읽다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와. 
본래 인간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집단 생활을 했고, 이에 따라, 집단에 아이가 생기면, 아이의 형제자매, 사촌, 삼촌, 이모,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 등 주변의 모든 사람이 손을 보태 케어해주고 달래주었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주어진 큰 임무 중 하나가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것이었어. 실제로 아프리카나 다른 원주민 부족들은 여전히 공동체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고, 그들의 육아 관념은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해. 
 
독일의 오스나부뤼크 대학교의 베티나 람(Bettina Lamm)이 형제자매가 어느 정도까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지에 대해 연구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 

카메룬 농촌지역인 느소 마을 아이들이 아기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관찰했다. 아기를 돌보는 일에 그들이 어떤 개념을 가졌는지를 탐구했다.  느소의 아이들은 다수의 양육자가 한 아기를 돌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 니콜라 슈미트, <형제 자매는 한 팀>


그렇다면, 핵가족 형태로 변한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가 하고 있는 육아를 생각하면 사실 답은 바로 나오겠지.

독일 중산층 가정의 아이들은 아기를 달래는 일이 기본적으로 엄마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람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그들의 개념은 그들 자신이 아이였을 때 경험과 일치한다. 느소의 아이들은 어린이인 자신이 최고의 아기 돌보미라고 생각하다." 그들은 아기를 편안하게 돌보는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낀다. 반면, 독일의 아이들은 그 책임은 모두 부모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 니콜라 슈미트, <형제 자매는 한 팀>

 
육아로 인해, 부모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어디가 더 높을까? 니콜라 슈미트는 부모 혼자서 아이를 케어하는 것은 초인적인 과제라고 이야기를 해. 그러고는 말하더라. 

우린 잘하고 있다.

그래, 우리는 초인이나 감당할 수 있는 육아를 하고 있는거야. 
고로 우리는 아이들의 영웅인 것이지. 
힘내자. 우린 잘하고 있어.